[K방산 GO] K-드론, 방산 수출의 다음 주자가 되기 위한 조건: '양산력'과 '탈중국'

'탈중국' 공급망 재편과 미 스타트업이 쏘아 올린 신호탄
'고성능 드론 하나'보다 '수만대의 양산력'이 판도 가른다
준비된 K-드론, 정책적 과감함으로 골든타임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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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양산 AI 생성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K-방산의 기세가 무섭다.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가 유럽과 중동, 동남아를 누비며 한국을 세계 9위 방산 수출국 반열에 올려놨다. 그러나 무인 체계로 전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지금, 방산업계와 군 당국이 주목해야 할 ‘K-방산의 다음 주자’는 단연 드론이다.

최근 전 세계 군용 드론 시장은 거대한 구조적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이 안보와 공급망 신뢰성을 이유로 시장을 독점하던 중국산 드론과 부품을 조달 시장에서 완전 배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만이 5만대의 드론 도입 조건으로 ‘중국산 부품 불가’를 명시하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DJI 제품의 사용을 금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서방 세계의 '공급망 공백'이 가져온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미국에서 나왔다. 20대 청년들이 창업한 드론 스타트업 '네로스(Neros)'가 미 육군과 최대 5억 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일인칭시점(FPV) 공격 드론 납품 계약을 맺은 것이다. 지하실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 거대 방산 계약을 따낼 수 있었던 비결은 명확하다. 중국산을 대체할 수 있는 비(非)중국산 드론이면서, 동시에 대당 2,000달러 수준의 압도적인 단가 경쟁력과 연간 수십만대를 뽑아낼 수 있는 양산체계 때문이다.

이는 K-드론이 나아갈 길을 명확히 제시한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만 매일 2,000대의 드론이 소모되고, 미 육군이 연간 FPV 드론 구매량을 1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시기다. 이제 수출 시장이 원하는 파트너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드론 한 대'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다. '수만대의 드론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납기를 맞추지 못하거나 단가가 비싸면 소모성 드론 시장에서 외면받는다. 네로스가 중국의 제조 역량을 참고해 FC, 모터 등 핵심 부품의 자체 생산(수직계열화)을 택했듯, 양산 체계가 갖춰져야만 단가를 맞추고 공급망 독립을 이룰 수 있다.

다행히 국내 드론산업은 이러한 글로벌 요구 조건을 충족할 잠재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 국내에는 서방의 까다로운 보안 기준을 통과해 미국 시장에 부품을 수출해 온 기업들이 있으며, FC·모터·ESC 등 핵심 부품을 직접 설계·생산하면서 연간 수백만대 규모의 대량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도 존재한다. 세계 방산 조달 시장에서 '비중국산 부품 공급망'과 '대규모 양산 체계'를 동시에 입증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은 극히 드물다. 중국산이 전 세계 시장의 90%, DJI 한 곳이 70%를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적 의지도 궤도를 같이하고 있다.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에는 우방국과의 공급망 협력, 상용 드론의 신속한 군용 인증 및 전력화, 핵심 부품 표준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민간의 양산 및 기술 역량을 군 전력화와 해외 수출로 연결하겠다는 실리적 접근이다.

그러나 '기술'과 '양산력'만으로 방산 수출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미 국방부가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에게 5억 달러 규모의 파격적인 유연 계약과 금융 지원을 제공하며 길을 열어준 것처럼, 우리 정부 역시 보다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신속한 실전 검증(레퍼런스) 기회 제공, 정부 간(G2G) 협상 지원, 해외 현지화 및 유지보수(MRO) 네트워크 구축이 수반되어야 한다.

K9과 K2가 전 세계의 신뢰를 얻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하지만 드론 시장의 시계는 훨씬 빠르게 돌아간다. 서방의 공급망 재편, 대량 소모전으로 인한 양산 수요 폭발, 그리고 이를 받쳐줄 국내 기업들의 기술·생산 인프라까지. K-드론이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최적의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출처 : 뉴스로드(http://www.newsroad.co.kr)